오픈소스 쓰셨던데 그러고도 개발자입니까?

328 words

한 달 여 프로젝트를 맡아 개발했던 웹사이트가 있었다. 회사에서 투입된 인력으로도 상당한 규모의 프로젝트였고 나는 개발 담당자로 개발 미팅도 내 주도 하에 이루어졌다. 개발이 완료되어 최종 납품하는 순간에 클라이언트는 기획 전반의 변경을 요구하였고 그에 따른 금액적 소요는 모두 자신이 부담하겠다고 말했다. 유지보수 계약에 따라 꾸준히 오는 수정사항에 대해 모두 처리해주고 있었으며 기획의 변경으로 발생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추가 금액을 청구했는데 해당 금액이 크다고 느꼈나보다. 그래서 다른 업체를 알아보고는 그쪽이 우리가 청구한 부분에 반도 안되는 가격에 처리해주겠다고 해서 그쪽으로 유지보수를 옮기겠다고 해 사실상 우리 회사와의 관계는 끝을 맺었다.

클라이언트가 요구하는 부분은 수정 요구를 했을 때 바로 처리되었으면 하는 부분이었는데 회사의 일정도 있고 그에 따라 조율되는 부분을 이해해주지 않았다. 그래서 떠나는 거라면 납득을 안할 수가 없다. 그정도의 기획과 개발이 들어가는 사이트라면 자체적인 개발진을 꾸려야  했던 수준이었다.

어제 그 클라이언트에게서 전화가 왔다. 개발이 안된 부분이 있다고 성질을 내더라. 들어보니 무슨 sms 발송과 관련된 부분이 개발되지 않았다고. 우리가 사용하는 솔루션에 기본적으로 들어있는 부분에다 회원가입 시 문자인증 등의 내용이 있어 모듈은 모두 탑재되어 있는 상황이었다. 기획의 변경으로 탑재할 위치가 달라져야 했었던 내용이라 그 기획대로 변경할 때 같이 적용해주면 되는 부분이었다. 그런데 대뜸 전화와서 하는 말이 기능이 개발되지 않았다고 하니 황당했다. 어처구니가 없지만 설명하다보니 그쪽 개발자인가 전화를 바꿔주었는데 나를 바로 긁었다. 대뜸 높은 사람을 바꾸란다. 왜냐고 하니까 내가 자기 설명을 못알아듣는 것 같단다. 내가 개발담당자라고 하니까 개발한 사람이 왜 말을 못알아듣냐고 한다. 그러고서 하는 말이 가관이었다.

이거 보니까 그누보드 오픈소스로 만드셨네요. 오픈소스로 개발하는 개발자도 개발자라고 할 수 있습니까?

그 얘기 듣고 욱해서 뭐라 할까 하다가 그냥 대표님한테 전화를 넘겼다. 하루가 지나니 전후상황 다 잊혀지고 그 말만 계속 머릿속을 맴돌고 있다. 나도 개발자일까? 오픈소스를 활용하고 있으면 개발자가 아니란 걸까? 사실 더 따지고 들지 못하고 욱한 것은 아직 내가 그릇이 작은 탓도 있고, 어쩌면 마음 한 켠에 내가 아직 학문적인 기반이 얕은 개발을 하고 있다는 부분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자성의 시간은 이쯤으로 하고. 오픈소스는 개발자에게 어떤 의미일까?

덧. 오픈소스로 개발한다고 개발자가 아니라고 하는 그 사람은 도대체 뭘 어떻게 개발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그 사람은 개발자라서 O/S도 직접 개발해서 컴퓨터를 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니까.


이 포스트 덕분에 이모라디오에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이모라디오 1회 그러고도를 청취해보세요 🙂

21 responses to “오픈소스 쓰셨던데 그러고도 개발자입니까?

  1. 그누보드-테러보이.

    무조건 자체 솔루션을 고집하는것은 무식한 행동이지요.
    오픈소스도 활용못하는 개발자가 과연개발자일까요?

  2. 어느 사이트에서 글을 보고 들러봤습니다.
    게시판하나를 두고 개발자다 아니다를 말한 그분이 답답합니다.
    개발자라는 표현보다는 프로그래머라는 표현이 맞지 않을까요.
    오픈소스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소스입니다. 그소스를 이해하고 분석해서 자기것으로 만드셨다면 문제될건 없겠죠.
    보다 나은 프로그래머로 가는 길에 걸린 돌뿌리에 다치지마세요.

  3. 곡해일 수는 있겠으나 우리나라의 단면을 보는거 같아요.

    뭔가를 판단할 때 (도의적 문제가 없는) 결과나, 완성도를 토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고생을 판단하려고 하죠.

    무조건 일 많이 해야하고, 야근 많이 수록 훌륭한 개발자고..
    코드도 무조건 많이 짜야하고…. (쉽게 짜면 안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XXX소프트처럼 라이센스 무시하고 자체개발이라 뻥친 회사가 잘먹고 잘사는게 현실.
    안타깝습니다;;

  4. 망언이 따로 없네요. 종종 그런 사람 있습니다.
    자신의 콧대가 높은 줄 알고 비아냥 하는 개발자.

    저라면 아마 마음속으로 “당신은 당신이 만드는 모든 것을 손수 코딩 하냐”고 따지고 싶었겠습니다.

  5. 안녕하세요.
    웬만해서는 이런 글 읽고 글 안올리는데요. ㅎㅎ
    그 클라이언트의
    Open source == 웹에 있는 HelloWorld
    정도 인 것 같네요.

    그러려니 하세요.
    그냥 지나가던 Dog가 Bark 했다구요. ㅎㅎ

  6. 오픈소스가 적절히 활용되면 좋은게 당연한데
    우리나라에서는 단지 쉽게 작업하려고 CCCV하는데 활용되니
    오픈소스 쓰면 쉽게 작업하려는 나쁜놈이라는 역이미지가 일부 생성된거 같습니다. ㅎㅎㅎ
    웃긴건, 그걸 개발자가 아닌 사람이 생각하면 이해할만 한데, 개발자가 그런 소릴 하다니 어이가 없네요.

  7. 고객이 말한 것보다 개발자가 그런 말 한 것이 맞다면(읽은게 맞다면), 그 개발자는 또라이군요. 코드한 번 까보라고 했으면 좋겠네요. 무슨 오픈소스가 학교 다니면서 리포트 베끼는 수준으로 알고 있군요.

    그런 또라이 개발자가 있으니, C급도, 고객도 엔지니어가 아닌 노가다꾼으로 아는거죠.

    아… 정말 대한민국 IT 문화는 아직도 멀었네요… 정말 포기하는 것이 빠른건가요?

  8. 이러니까 우리나라 IT의 미래가 암울하지..
    힘내세요 미친 개가 짖는소리는 마음에 담아둬봐야 스트레스만 쌓입니다.

    오픈소스는 개발자에게 활용할 수 있게끔 개방된 소스인데..

    개발자에게 공개된 소스를 사용하여 개발하는게 개발자가 아니라는건 진짜.. 사람발도아닌 개발에 차여봐야 정신을 차릴 듯 합니다.
    저사람한테 리눅스 아시냐고 물어보고싶네요

    힘내세요! (2)

  9. 혹시 라이센스와 관련된 항의 아니었을까요?
    오픈소스 사용과 관련하여 사전에 고객과 조율이 없었다면
    문제가 있지 싶네요.

  10. 우연히 아는분 페이스북에 링크가 올라와있어서 들렀다가 어이가 없어서 글 남기고 갑니다.

    저는 일본에서 SE를 하고 있는데요, 오픈소스를 제대로 활용하는것은 여기서도 매우 일반적입니다. 오히려 오픈소스로 있는데 바닥부터 개발하겠다고 하면 지적을 먹죠. 먼저 만들어져있는것을 제대로 조사나 해봤냐고 말이죠. 오히려 저런건 창피입니다. 저런건 자기네 제품만을 100% 만들려고 하는 삼성같은데서는 저럴지도 모르겠다라고 생각은 합니다만… NEC같은곳도 한 20년전에는 자체 개발 프레임 워크 상에서 개발해야 하고 했다는 소리를 들은것도 같은데 지금은 자체 프레임 워크 버전업과 유지가 너무 힘들어서 바뀌었다고 하더군요.

    저도 다른 회사쪽에서 개발을 의뢰하는 자리에 있지만 가져다가 쓰는 오픈소스의 라이센스와 지금 개발하려는 것에 적절한 놈인지 검토는 해도, 오픈소스 쓰는것은 문제삼지 않고, 주변 다른 사람들도 그렇습니다.

    혹시라도 오픈소스를 가져다가 고쳐서 개발해놓고 태연히 자기네 자체개발이라고 선전했다(마치 티맥스처럼)면, 저도 화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하지만 취지는 오픈소스를 도용해놓고 자체개발이라고 선전한 회사의 부도덕성이 비판 대상이지 개발자 운운은 영 다른 문제입니다..)

    힘내시고 저런 애들 투정은 흘려버리세요. ^o^/

  11. 조선은 쎈척하고 난척 큰소리치고 우기거나 뺀질거리면서 머리굴리면서 남한테 떠넘기는 능력만 기술로 쳐주지 엔지니어는 노가다 로 생각하니 지 위치가 뭔지도 모르는 아무생각없는 인간이구만!

  12. 너무 한말이었던거 같네요..
    오픈소스를 모르는 사람이 개발자라면 제 개인적인 주관으로는 아직 우물안에 갇혀 지내는 개구리 정도라고 생각하고 싶네요…

    진짜 자기자신에게만 갇혀서 보다 나은것 자기보다 잘하는 사람을 인정할 줄 모르고. 그것을 배울 자세도 없는사람이…

    그리고 오픈소스는 개발자에겐 유희이지요. 그런 유희거리를 모른다니!!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