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하기

어제는 저스틴님네 놀러가서 맛밥 맛고기도 먹었다. 오랜만에 좀 먹먹했던 기분도 풀리고 좋은 시간을 보냈다. 감사하게 집까지 바래다 주셨고 오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마지막에 했던 이야기가 계속 생각에 걸려서 짧게라도 글로 써보고 싶어졌다.

예전엔 뭔가 하게 되면 고민하는 단계 없이, 지체 없이 시작하는게 가능했는데 요즘은 그런 “그냥 하기”가 참 어렵다는 얘기였다. 요즘은 그게 잘 안된다. 복잡한 이유를 찾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고민 없이 하는게 쉽지 않아졌다.

생각해보면 그게 가능했던 당시에는 왜 사람들이 그냥 하지 않을까 하면 되는데 하는 오만한 얘기도 많이 했다. 하고싶은 일을 큰 고민 없이 하는 것도 얼마나 많은 부분이 조화되어야 가능한 것인지 지금 와서야 많이 느낀다. 너무 작아서 미약하게 느껴지는 시간도 의자에 앉아서 꾸역꾸역하는 일도, 주변에 물어보거나 조언을 얻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 것도, 흥미가 꺼지지 않고 계속 배우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 일도. 이런 부분들을 생각하다보면 무엇 하나 시작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 지원과, 충분한 동기와 자원이 필요한 일인지 생각한다.

이런 답을 고민하기보다 그냥 하면 된다. 왜 안될까 고민하면 끝도 없고, 종이 뒤집듯 고민 없이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더 빠르다. 그냥 시작하고 나서 처음에는 좀 꾸역꾸역이라도 근육이 생길 때까지는 해야 한다. 꾸역꾸역은 단순하게 익숙하지 않다는 증거다. 그 구간만 지나면 재밌어진다. 그런데 꾸역꾸역하는 지점까지 가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박수치고 싶다.

예전에 비해서 생각해야 할 점도 많고 고민도 많은게 당연하긴 하지만 그게 뭔가를 뒤로 미루는 이유가 되는거는 스스로에게 실례라는 기분도 든다. 내 스스로에게 많은 이유를 붙여가며 안하는 것은 그냥 내 뇌가 나를 속이는 일 같다. 설거지 거리를 쌓는 일 자체는 잘못이 아니지만 언젠가는 정리해야 한다. 더 많은 에너지와 시간이 필요하다. 그걸 알면서도 쌓고 있지만…

예전처럼 그냥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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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uair

사소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싶어하는 해커. 티끌 같은 기술들이 세상을 바꾼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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