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사용하고 있던 맥북 프로는 사실 아내 몫으로 구입했다. 의외로 무거운 무게 하며 딱딱한 키보드는 생각처럼 쉽게 적응되지 않았다. 호주에서 미국으로 오며 맥북 프로는 주인을 찾아갔고 나는 새로운 랩탑을 장만해야 했다.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레노보를 전적으로 사용했고 주변에서도 레노보에 대한 평이 좋아서 레노보 장비를 마련하고 싶었다. 그래서 어떤 기종을 구입할까 고민하던 중에 Costco에서 할인하고 있는 6세대 Lenovo X1 Carbon를 구입했다.

전에 사용했던 Dell XPS 13에 크게 실망했던 기억에 비하면 이 랩탑은 정말 만족스럽다. 다음 직장을 언제 구할지 모르니 이번 랩탑을 정말 오래 쓰게 될텐데 생각하니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는데 마음에 들어서 다행이다 싶었다. 좋은 도구를 찾게 되어 기쁘다.

마감이 플라스틱이라서 조금 불안하기는 하지만 만듬새 자체는 단단하다. 들고 다니기도 전혀 부담되지 않고 가볍다. 듀얼 부트로 설치한 우분투에서도 별 다른 문제 없이 모든 하드웨어가 잘 인식된다.

지문 인식도 붙어 있는데 안써봤다. Micro SD도 사용할 수 있고 USIM 슬롯도 있는데 USIM은 옵션에 추가하지 않으면 슬롯은 있지만 안테나가 없어서 사용하지 못한다고 한다. 찾아보면 안테나 구입해서 직접 장착하는 방법도 있다고. 선더볼트 3라서 eGPU도 사용할 수 있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키보드다. 크기도 적당히 커서 불편함이 없고 눌리는 느낌도 명확해서 정말 좋다. 하지만 화살표 위에 PgUp, PgDn을 넣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 불편한 레이아웃에도 큰 불만이 없는 이유는 커서 이동에 방향키보다 더 편리한 트랙 포인터가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마우스나 애플 트랙패드보다 불편하긴 하지만 손을 키보드에서 벗어나지 않고도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 마음에 든다.

이게 무슨 문제인지 모르겠는데 뚜껑 닫고 슬립모드에서 충전하면 뜨거운 상태로 있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아침에 들고 나간다고 충전기 빼고 랩탑을 들면 손난로처럼 따듯하다. 이건 처음에 우분투서만 있는 문제인가 했는데 윈도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있었다. 반 쯤 열어두고 충전하면 문제 없다. 가끔 그러는데 가끔 그러는게 싫어서 그냥 열어두고 충전한다.

그다지 무거운 작업을 할 일이 없어서 성능 테스트를 할 만한 상황이 없었다. Visual studio를 사용하고 있어도 hello world 수준이라 전혀 문제를 겪지 못했다. 배터리도 나쁘지 않다. 적당한 밝기로 인터넷도 보고 책도 좀 보고 코드도 보고 하면 한 9시간 남짓 사용할 수 있었다. 좀 더 성능이 중요한 작업을 하면 더 짧아지긴 하겠지만 눈에 보일 정도로 빠르게 닳진 않았다.

이제 게으름을 도구탓으로 돌리지 못하게 되었다. 부지런히 써야 할 도구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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