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서비스 정체성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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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들어가는 사이트인 KLDP에 다소 자극적으로 볼 수 있는 글이 올라왔다. 본 글 자체는 간단히 논의될 수 있는 글이지만 회원 중 한 분의 길다란 덧글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여러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이와 같이 사이트의 방향성과 맞지 않다거나 흐려진다거나의 얘기를 많이 봐 왔었는데 그런 경우마다 실질적인 논의보다는 감정적 대립이 격해져 결국엔 여긴 누구의 개인 사이트이고 정책의 방향은 일개 회원이 논할 부분이 아니란 식으로 매듭이 지어지는 경우를 자주 봤다. 그 이후에 탈퇴나 분위기 침체는 말 할 것도 없고, 강경하게 아이디를 차단해버리는 경우도 봤었다. 여튼, 본 글은 익명성 게시글에 대한 발제였으나 덧글을 읽다보니 웹서비스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웹서비스의 정체성을 명확히 한다는 이야기는 무엇일까.


이 위에 내용까지 쓰고서 2011년 연말에 Draft로 저장해둔 글이다. 익명성에 대한 논의는 인터넷 실명제 위헌과 맞물려 익명성 자체의 해악은 크지 않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고 본다. 그건 둘째 치고 내가 이 글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것은 누가 해당 웹서비스의 주인인가, 누가 그 서비스의 방향과 정체성을 정하고 꾸려나가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적고자 했던 것 같다.

이 글을 적기 시작했을 당시에 비해 지금 웹환경은 너무나도 달라졌다. 기존의 커뮤니티는 SNS라는 도구를 통해 개인 중심의 환경으로 급변했다. 여전히 한국형 커뮤니티인 포털형 카페는 건재하긴 하지만 확실히 개인 기준의 미디어가 더욱 강력해졌다. 아마 이 글을 쓸 때는 선장이 배가 어디로 갈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식의 글을 쓰려고 했던 것이지만 요즘 분위기로는 일단 사람부터 가득 태워보면 자연스레 방향은 알게 된다는 쪽이 더 무게가 실리는 듯 하다. 빅데이터 분석이니 하는 부분들 말이다. 기업이 운영하는 웹서비스 입장에선 정체성이니 뭐니 일단 사람만 모으면 시장이 생기고 알아서 굴러간다는 식이 되겠지만.

여튼 답은 없다. 구체적이기도 하고 추상적이기도 해야 하는 방향성과 정체성에 대해, 지금은 많이 옅어진 커뮤니티에 달린 고대의 덧글(?)을 통해 한번쯤은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여담으론 저렇게 성토해줄 수 있는 회원이 있는 서비스는 감사해야 한다. 요즘처럼 서비스 범람의 시대에는 불편하면 안쓰면 그만인데. 아, 사람이 많이 쓰니 불편해도 그냥 군소리 없이 쓰는 경향도 있다. 그 군소리 마저도 빅데이터로 분석해서 업데이트에 반영한다니 세상 좋아졌다. 시대를 뛰어넘은 포스트라 뭔가 흐물흐물(?)하게 되었다.

잘하고 싶은 것들, 나를 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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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삶을 지내다보면 이것보다 잘 했으면 좋겠다든지 더 잘할 수 있었을텐데 하고 생각하는 것들이 있다. 짧게나마 적어보면 좀 더 변화에 도움을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포스트 해본다.

집중력

몰두하는 힘이 예전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 sns나 커뮤니티 활동에 지나치게 많은 분량을 할애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집중력이 많이 하락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하루종일 습관적으로 확인하는 시간이 집중력을 분산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는듯 하다. 조절해야지 하면서도 가장 조절되지 않는 부분. 나도 모르게 딴 생각을 할 때가 많아졌는데 이게 잦은 컨텍스트 스위칭이 불러온 후유증이라고만 보기엔 지나치게 습관화 되어 있다.

일단은 SNS의 사용을 줄이기로 했고, 쓰고 싶은 글이 있으면 줄글로 적어두었다가 블로그로 포스트하는 습관을 만들기로 했다. 회사에서는 딴짓을 줄이고 집에서는 미디어 소비를 줄이기로 했다. 돌아보니 미드나 영화를 소화하지 못할 만큼 많이 보고 있어 오히려 집중도 안되고 시간만 허비하는 느낌이다. 여튼 생활에서 집중력을 분산시키는 요소들을 정리하기로 했다.

감정관리

감정의 기복이 심해졌다. 예전에 비해 사소한 일에 일희일비하는 폭이 상당히 커졌다. 감정이 안정적으로 관리되지 않을 때 일상이 싑게 전복될 수 있다. 다소 느슨해진 생활패턴도 감정 기복에 한몫 하는듯 하다.

호주에 온 이후로 부지런히 일기를 써서 그날그날 기분을 풀었는데 다시 일기를 부지런히 써야겠다. 일기쓰기는 생각을 정리하기에도, 감정을 정돈하기에도 좋은 습관이다.

지속성

인내심도 예전에 비해 많이 줄었다. 명확한 방향성이 없고 단발적인 계획이 일상에서 주를 이루기 시작해서 그런지 꾸준하게 하는 것에 겁을 먹고 아예 시작하지 않기도.

이건 그냥 게으른건가… 일단 시간관리와 함께 todo를 적극 활용해서 지속적으로 압박(?)해 목표에 나아갈 수 있도록 하자.

시간

흘려보내는 시간이 많다. 원래 시간은 잘 관리하지 못하면 순식간에 지나가기 마련이다. 그래서 계획을 가득 밀어넣고서 일단 진행을 해야 하는데 근래들어 계획된 사항도 뒤로 자주 밀어두는 편. 요즘은 이만하면 됐다 식의 무책임한 생각도 빈번하게 한다. 계획을 단기, 중장기 잘 나눠 세워야 하는데 차분하게 앉아서 그런 생각을 해본지 참 오래된듯. 알지 못하는 이유로 조급함만 앞선다.

내 경우에 시간관리에 실패하는 가장 주된 이유는 이미 실패한 상황을 해결하기 싫어하기 때문이다. 이건 앞서 적은 지속성과도 연관이 있는듯. 실패하면 손을 놔버리는 못된 습관 덕분에 체계적으로 하는걸 잘 못하는 편이다. 해결 방법은 당연하게 실패에 대해 여유를 가지고 받아드리고 다음에 더 잘하면 된다는 것인데 안다고 다 되는 세상이라면 모두가 시간 관리의 달인이 되었겠지요. 네. 유연하게 잘 관리 해보도록 하자.

열정

열정이 부족하다. 요즘 될대로 되란 식의 사고도 자주 하게 되는데 정말 책임감 없는 행동이다. 명확한 방향성을 쉽게 찾지 못하는 것이야 그럴 수 있다 치더라도 방향을 찾기 위해 부지런히 살펴보고 알려고 노력하는 일이 더 중요한데 시큰둥 해진듯. 다시 열정을 가지고 부지런히 달려야지 싶다.

작은 일에 충실해야 큰 일도 해결할 수 있는 법이다. 더욱이 크고 작음을 떠나 앞에 놓여진 task에 대한 태도를 열정이라 하는데 작은 일에 불평하는건 열정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사실은 게으른걸 열정탓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게으르지 않으면 모든 일을 열정적으로 대할 수 있다.

적고나니 모든 일이 게으름으로 귀결되는 나의 모습이 참 아름답다. 작년에 시험 보고 나서 여유롭게 생활 하다 한국 들어갔다와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정말 안일한 생각이었다. 쉬면 더 쉬려고 하는 못된 습성이 스멀스멀 올라와서 방향성과 그 속도를 다시 찾는데 엄청나게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핑계에 가려 보지 못했다. 부지런해지려고 얼마나 노력했는데… 자기 관리에서 가장 무서운 부분은 하나를 양보하면 도미노처럼 모든 일이 쉽게 무너진다는 점은 불변의 진리인듯 하다.

내 스스로를 꾸준히 자극하고, 새로운 것 배우려 하며, 시간을 아껴 쓰려고 노력하는 것은 솔직히 자기 관리라 부르기에도 민망한 수준이다. 그래도 꾸준히 노력하는 이유는 내 시간이 그저 내 즐거움으로만 쓰고 끝내길 원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시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언젠가는 혼자서 낼 수 없는 역량을 함께 만들어야 할 때 큰 힘이 되고 싶어서 부지런히 준비하는 것이다. 능력이나 기술을 갈고 닦는 것도 중요하지만 긍정적인 힘을 가진 사람이 더 되고 싶다. 물론 아직 그런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 되기엔 한참 모자라지만 부지런히 노력하면 언젠가 될거란 목표를 가지고 노력하고 있다.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람. 말은 멋있는데 아직 한참 멀었다.

이 글이 장황하게 작성된 이유는… 모종의 이유로 기차가 내릴 수 없는 선로 위에서 35분 동안 정차해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삶으로 돌아가 부지런히 지내보자!

당신의 헬로월드는 안녕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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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웹문서를 작성해 본 것이 초등학교 3학년 방과후 컴퓨터 수업에서였다. 몇가지 엘리먼트를 알려주고 하이퍼링크를 통해 두세개의 웹페이지를 연결한 것이 전부였지만 그게 내 첫 헬로월드였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별 것 아닌 페이지였지만 그 페이지가 나를 웹이라는 세계로 초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마침 ADSL이 보급되기 시작했던 시기와 맞아 이후로도 꾸준히 웹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다.

그 이후로 플래시 애니메이션이 유행해서 플래시도 열심히 공부했었고 (플래시3에서 4로 넘어가던 때였다) 중학교에 들어가니 때마침 홈페이지반이란 클럽이 생겨 거기서 만난 친구를 통해 php에 대해 알게 되었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당시엔 개발보다 웹디자인이 좋아 이것저것 늘 포토샵으로 만드는게 일상이었다. 그러던 중 중학교 재학중 정보올림피아드 지역 예선에 참가했었는데 베이직이고 뭐고 전혀 모르던 나는 당연히 떨어졌다. 그 이후 떨어진 학생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래밍 교실에서 C를 배웠는데 내 일생 중 들었던 유일한 개발강의였고 너무너무 재미있었으며 그때 배운 것이 지금까지도 도움이 되고 있다. (C개발을 하고 있는건 아니지만…)

고등학교 진학을 디지털미디어고등학교로 하려 했었지만 선생님이나 부모님 모두 반대하던 중에 이사장 비리까지 터져 결국 일반계 고교로 진학하게 되었다. 고등학교때야 이것저것 한 일이 많았기도 했지만 깨작깨작 디자인도 하고 웹사이트도 만들었다. 어디까지나 재미로, 취미로 해오던 부분이 돈이 된다는걸 대학교 2학년때 알아서 그때부터 실무에 뛰어들었고 일을 하다 군대에 가게 되었다. 군대의 통제된 네트워크에서도 개발이 계속 하고 싶어서 js로도 이것저것 만들기도 했고 java도 책 들고가서 부지런히 공부했다. 전역 후 일년 여 개발한 후 호주에 넘어올 결심을 하고 호주로 넘어와 현재도 개발을 하고 있다. 아무래도 php가 가진 한계점도 생각해서 다른 언어에 대해 공부를 하려고 부지런히 알아보는 중이다.

문제가 많다고 하는 php를 상당히 오랜 기간동안 만져왔기 때문에 그 관성이 있어서인지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이 쉽지 않다.(php의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는 이미 많은 글에서 까여왔으므로 생략하고…) 쉽지 않다는게 언어를 습득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기존에 해왔던 것으로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앞설 때가 요즘 좀 많아졌다. 뒤돌아보면 이렇게 고민했던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새로 배우는 것이 늘 즐거웠고 재미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급격하게 게을러진 내 모습이 낯설기까지 하다. 일을 하며 잘 못할 때에도 걱정하지 않았던 이유는 모르면 공부하면 되었기 때문이었는데 그런 자신감이 좀 덜해졌달까. 게을러지고 있달까.

프로그래밍을 하는 사람들, IT쪽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비 종사자들이 물어보는 질문 중에도 평생 배워야 하는 직업인데 계속 배우면서 하는거 힘들지 않겠냐, 어렵지 않냐 하는 질문이다. 자고로 개발자는 학습에 대해 늘 즐거워 하는 자세로 대해야 하는 직업인 것은 맞다. 한국서는 관리자로의 커리어 패스가 일반화되어 몇년만 고생하고 관리자가 되면 된다는 식의 사람도 몇 보긴 했지만 평생 개발할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개발자는 사실 일하는 사람이라기보다는 학자의 성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더 맞는 직업인지도 모르겠다.

여튼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에 대한 답은 이미 알고 있다. 즐겁게 받아드리고 재미있게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것, 헬로월드에 두려워하지 않고 늘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또 함께 꾸려나가는데 두려움이 없는 것이 진짜 개발자의 모습이란 점을. 헬로월드가 화면에 띄워지는 순간 얼굴에 웃음기가 돌고 모든 것을 배운듯한 기분이 들었던 그 시절을 상기해본다. 그리고 그 첫 마음을 다시 떠올리면서 새로운 마음으로 달려야겠다. 그래서 나도 물어보려고 한다. 당신의 헬로월드는 안녕하신가요?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