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이런 저런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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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겨울이 가까워질수록 비가 많이 내리는 멜번의 기후는 일년 사이에 적응하기란 절대 불가능해 보인다. 눈도 없으면서 매서운 찬바람이 가득한 겨울이 돌아오고 있다.

회사에 다닌지 벌써 1년이 되었다. 한국에서 경험해보기 힘든 다양한 환경에서 실로 다양한 웹사이트, 웹어플리케이션 개발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전에 다니던 회사는 기술력이 기반이 아니었던 곳이라 창발적인 아이디어를 빠르게 구현하는 것에 집중했던 반면 지금의 회사는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데 촛점을 두고 있어 이전과 비슷한 업무조차도 다른 방향으로 접근해 해결해가는 모습이 큰 공부가 되고 있다.

영어공부는 반성을 좀 해야한다. 출퇴근 하며 아티클 읽는게 전부. 이번 겨울에는 빈둥거리지 말고 작년처럼 집중해서 영어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파이썬은 틈틈히 보고있다. 한동안 영어공부 겸 파이썬을 공부한다는 핑계로 PEPs 번역을 했는데 일이 잠깐 바빠진 틈에 손을 놓고 있다. 이건 분명 게으름인데. Flask를 살펴보다가 요즘은 tornado를 보고있다. 파이썬은 이미 멋진 패키지들이 많아서 참 좋다.

지난 한 달 사이에 VBScript랑 씨름을 했는데 그 덕분에 베이직 문법이랑 친해졌다. 닷넷을 베이직으로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고 느껴질수록 잘 지내고 있다기보단 내 삶 어딘가에 time-leak이 있는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비도 오고 든든하게 저녁 챙겨먹어야지.

뜻을 가늠하기 어려운 개발언어 용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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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생활코딩에서 즉시실행 익명함수라는 표현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근래에 JavaScript로 몇번 개발을 해봤다면 예제를 보면 이게 무슨 의미인지 바로 이해할 수 있겠지만 "이건 아무래도 과하지 않은가" 라고 생각했다. 이렇게까지 거창한(?) 이름이 붙는 내용이었나 하고.

개발을 배우다보면 첫눈에 이해하기 힘든 한자 조어들이 꽤 있다. 함수, 변수와 같은 용어도 프로그래밍 강의 첫시간에 나와서 쉽게 쓰는거지 그 자체로 상당히 어려운 용어다. 객체 생성자, 논리 연산자 정도는 어떤 내용을 정의한 단어인지 쉽게 이해(내지는 유추) 할 수 있지만 대리자, 비동기와 같은 단어는 쉽게 내용을 생각해내기 어렵다. 용어의 정의는 모두가 동의할 수 있고 그 정의한 용어가 해당 용례에 대한 대표성을 띌 수 있어야 한다. 용어 함의적이라면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

물론 개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대다수의 학문에서 사용되는 용어가 과도하게 한자로 조어되는 경향이 있다. 한자문화권이기에 이해도 되고, 서양-일본-한국의 경로로 학문이 들어오는 경우도 적잖은 영향이 있을듯 하다. 배경은 뒤로 밀어두고서 단순히 직역해 한자로 옮겨 조어를 만드는게 올바른가에 대해 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영어권 환경에서 일을 하다보니 가장 크게 느끼는, 한국과 다른 점은 용어에 대한 설명이 거의 필요 없을 정도로 쉽게 이해한다는 점이다. 디자이너도, 세일즈도, CS담당자도 모두 개발용어를 거침없이 쉽게 사용한다. 영어권이니까. 그 개발용어 자체로도 별다른 설명없이 알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장점인지 모른다. 그런 언어적 이점에 명확한 설명을 선호하는 문화적 배경이 영어권 IT기업이 가지는 장점이라고 본다. (이와 관련해서는 적자면 내용이 더 많을 것 같아 여기까지)

단어만으로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개발언어 용어를 만들 순 없을까. 모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용어는 위에서 말한 것처럼 충분히 매력적이다. 한자어로 단어를 만들더라도 단순 사전식 직역 말고 보다 정서에 맞게 옮길 순 없을까. 앞서 언급한 즉시실행 익명함수를 예로 해보면, 함수란 원래 호출하면 바로 실행되는건데 즉시실행이란 표현도 좀 재미있는듯 하다. 익명함수는 어딘가에 선언 없이 바로 사용하는거니까, 임시함수 실행, 호출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하루종일 고민한 단어가 이 수준이라 아쉽긴 하지만;)


추가. 작성하고 나니 이전에 SICP 번역서가 생각났는데, 쉽게 풀어쓴 용어가 기존에 조금이라도 알고 있던 사람들에게는 요즘말로 멘붕을 야기했다는 후기. 차라리 한자로 쓴, 이전의 용어체계가 훨씬 이해하기 쉽다는 얘기였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용어는 매력이 있지만, 그런 용어의 정의는 역시 말처럼 쉽게 되지 않는다.

평정심 되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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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두개의 프로젝트가 종료되었다. 하나는 1월에 마무리했지만 어른들의 사정으로 지연되어 지금까지 온 프로젝트였다. 다른 하나는 4월에 작업이 끝나 예정대로 “go live”로 진행되었다. 완료되지 않고 오랜 기간 끌어온 프로젝트가 정리되니 마음이 홀가분하다. 다른 나머지 프로젝트도 거의 완료단계에 다가왔기 때문에 이번달은 아마 지난 몇 달의 고생과는 달리 쉽게 지나가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웹 에이전시의 특성상 여러가지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적절하게 업무 순서가 배분되어 진행된다면 다행이지만 프로젝트끼리 진행되는 순서가 비슷하게 될 때 문제가 된다. 아이디어도 잘 안떠오르고 진행도 잘 안되는 교착상태에 빠지게 되는데 이 상태를 어떻게 잘 해결하는가가 가장 큰 과제다. 이러한 문제를 “번 아웃”이라 얘기하며 더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볼 수 있다.

내 경우에는 문제에 직면했을 때 쉽게 문제에 휩쓸리는 몹쓸 멘탈(…)을 가지고 있는 터라 잦은 피드백이나 사소한 실수에도 쉽게 문제에 전도되고 만다. 문제를 쉽고 빠르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평정심을 찾는게 중요하다. 문제에 지나치게 고민하고 휩쓸려 내 중심을 찾지 못한다면 객관적으로 상황을 판단하기 어렵고 결과적으로 오랜 지연을 만들기 마련이다.

평정심을 찾는 방법은 어떤게 있을까? 내 스스로도 아직 완벽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는데 좀 어처구니 없긴 하지만 업무에 집중 안하기가 하나의 방법이다. 적당히 업무에 거리감을 두기 위한 딴짓(대표적으로 커뮤니티나 SNS)을 한다면 나와 같은 문제가 있는 경우에 조금은 도움이 된다. 문제는 쉽게 주객전도가 된다는 것이고 역설적으로 집중력 문제를 야기한다. (그래서 집중력이 무지 안좋아지고 있습니다. 좋지 않은 방법이니 좀 더 건설적인 방법을 찾도록 합시다. 네.)

나는 문제는 본인에게 있다는 이야기를 싫어한다. 인기를 끌고 있는 수많은 힐링 서적들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도 사회적인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과하게 몰고가서 싫어하는 편인데, 이 평정심 문제에 한해서는 본인의 문제로 개선해야 하지 않는가 생각이 든다. 이전 회사에 있을 때는 아무래도 팀을 관리하던 입장이어서 그런지 시스템에서 이와 같은 문제를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데 노력했다. (물론 뜻대로 잘 되진 않았지만.) 상황, 입장이 바뀌면 생각하는게 달라지는거구나 하고, 요즘 그런 생각을 좀 많이 하게 되었다.

주절주절 적다보니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평정심을 찾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그 평정심을 유지하는지에 대해 고민해봐야겠다. 퇴근해야겠다 🙂